[기타 뉴스] [기고] 첨단산업 공급망·경쟁력 강화의 열쇠, 세라믹산업 살아나야 - 양희춘 세라믹산업협력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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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산업 공급망·경쟁력 강화의 열쇠, 세라믹산업 살아나야
당대 최고기술 집약된 도자기, 스마트폰에 세라믹 소재부품 80% 들어가
세라믹 국산화 파급효과 커, 기술 발전 위한 수요·공급기업 간 협력 시급
산업이 발전하면서 기초가 되는 소재산업은 더욱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한 신소재 개발은 기업과 국가의 성장에 필수적이 된 것이 오래다.
인류가 시작된 이래 현재까지, 인간의 시간으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긴 시간이다. 18세기 1차 산업혁명이 시작되고 21세기 4차 산업혁명이 진행 중인 현재까지 불과 300년 밖에 안 되었지만 짧은 기간에 발전을 거듭한 과학과 기술은 인류의 생활 모습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현재는 과학과 기술의 발달로 더 작고 더 강하고 더 좋은 기능을 갖는 신소재를 앞다투어 개발하고 있지만, 과거 원시시대부터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재료(소재)는 아마도 돌과 흙이 아닐까 싶다.
돌과 흙 등을 이용하여 생활에 필요한 밥그릇에서부터 사냥 등에 필요한 단순 형태의 도구(제품)를 만들었고 전수된 경험과 기술은 그전보다 좋은 제품과 여러 재료를 혼합하는 형태의 제품을 탄생시켰다.
또한, 무기 개발, 농작물의 생산량 증대, 생활 환경의 개선 등을 위해 청동, 철, 도기, 유리 등의 신소재 개발이 이루어졌다. 오랜 세월 인류의 경험은 지식이 되어 기술과 과학의 발달을 가져왔고, 지속적인 산업 혁명을 이룰 수 있는 기초를 다지게 하였다.
금속, 섬유 산업과 마찬가지로 세라믹 산업 또한 산업 혁명을 위한 밑거름이 되었고,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드론, 자율주행차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성숙을 위해서 세라믹 소재는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세라믹이란 ‘탄소가 포함되지 않은(무기, 無機) 비금속 물질’로 정의 할 수 있다. 예전에는 대학에 무기재료공학과가 있었다. 지금은 대부분 신소재공학과로 명칭을 바꿨지만, 어렸을 적 무기재료공학은 전쟁에서 사용하는 무기(武器)를 만들고 연구하는 학문인 줄 알았다. 그 정도로 세라믹은 생활과 밀접하지만 일반 국민들에게는 생소한 소재이기도 하다.
세라믹의 정의에서 보듯 세라믹은 다양한 소재와 제품을 포함한다. 예전부터 사용하던 도자기(토기가 발달하여 도기, 자기가 됨)를 비롯하여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유리, 토목과 건축에 필수적인 벽돌, 시멘트 등 우리에게 익숙한 제품이 있는가 하면, 반도체 장비 부품, 방열 소재 등에 사용되는 산화알루미늄(Aluminium Oxide), 세라믹 터빈이나 엔진 재료로 사용되는 질화규소(Silicon Nitride), 반도체 칩에 사용되는 Si3N4 등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소재도 포함하고 있다.
이렇듯 세라믹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며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세라믹산업을 편의적으로 전통세라믹과 첨단세라믹으로 분류하고 있다.
전통세라믹에는 시멘트, 유리, 내화물, 도자기 등이 포함되며 첨단세라믹은 세라믹 소재의 용도에 따라 엔지니어링, 바이오, 전기·전자, 환경·에너지 등으로 분류된다. 첨단세라믹의 분류에서도 보듯이 세라믹 소재가 얼마나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는지 알 수 있다. 참고로 전통세라믹이라 하여 예전의 방식을 이용하는 것은 아니고 기술은 최첨단이지만 예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산업이라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라믹산업은 과거도 그랬지만 현재도 첨단기술과 산업을 대표한다. 도자기는 당 시대 최고의 기술, 과학이 최첨단 신소재를 이용하여 만들어 낸 최첨단 제품이었다. 또한, 소재산업의 특성상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훌륭한 제품이 탄생하기 때문에 과거 중세기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동양의 몇몇 나라만이 도자기를 만들 수 있었으며, 유럽은 중세 이후에야 겨우 도자기를 만들 수 있었다.
일상 생활에서 늘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에는 세라믹 소재를 이용한 부품이 약 80%라 하니 세라믹 소재 없이는 지금과 같은 작고 성능이 좋은 스마트폰은 상상할 수 없다. 또한,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첨단산업, 항공·우주산업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세라믹 소재는 감초 역할을 한다.
섬유강화 복합소재(CMC)는 세라믹 소재에 강화섬유를 보강한 소재로서 엄청난 고열과 충격에 견딜 수 있도록 만든 소재다. 금속과 비교해 500°C 높은 온도에서도 물성이 유지되고 무게는 3분의 1 수준이여 항공우주 분야의 게임체인저로 각광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이 그러하듯 우리나라도 한국전쟁 이후 산업의 빠른 성장을 위하여 주요 소재·부품을 수입에 의존하였다. 소재·부품의 개발에 필요한 기술 및 노하우 축적과 전문인력 양성에는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내 산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서며 소재·부품·장비의 중요성이 재인식되었고 정부도 소부장의 발전을 위하여 특별법 제정, WPM(World Premier Materials) 사업,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 등 많은 지원 정책을 추진하였다.
정부 지원, 기업, 대학, 연구소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라믹소재 산업은 아직 갈 길이 멀다. 한국세라믹기술원에서 세계 각국의 세라믹 기술 수준을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국내 세라믹의 기술 수준은 미국, 일본 같은 세라믹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88.8(21년 기준)로 미흡한 수준이다.
기술 수준이 미흡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세라믹 시장이 크지 않고 개발된 소재의 시장 접근성이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하나. TV와 같은 완제품의 경우 광고와 저가 전략 등을 통하여 시장에 접근할 수 있지만, 소재는 품질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시장 접근이 어렵다. 세라믹 소재를 이용하여 부품, 제품 등을 만드는 세라믹 수요기업이 새로운 소재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개발된 소재가 품질, 신뢰성 등을 충족하여야 하고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는 수요기업의 결단이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수요기업과 공급기업이 협력하여 신소재를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정부도 수요기업과 공급기업이 소재개발을 함께하는 사업을 계속 지원하고 있다. 소재개발 기업으로서는 당장에 가시적인 이익을 창출할 수 없는 것도 기술 발전의 걸림돌이 된다. 하지만 기존의 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신소재를 개발하면 다양한 첨단산업의 맞춤형 소재로서 엄청난 먹거리를 창출 할 수 있다.
정부는 경제 체질의 강화를 위하여 공급망을 안정화하고 수요자 지향적인 산업 기술 R&D 혁신을 이룰 것을 약속하였다. 이를 위해 국내 주요 산업인 반도체, 인공지능, 배터리 등의 국가첨단전략산업의 성장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활동을 주요 목표로 삼았다. 첨단전략산업의 성장기반을 마련을 위해서는 기초 소재인 세라믹 소재산업의 발전이 선행되어야 한다. 첨단산업을 포함한 국내 산업의 기반 구축, 지속 성장, 공급망 안정, 산업의 낙수 효과,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 세라믹을 포함한 많은 핵심 소재의 국산화와 원가 절감, 성능향상 등을 위한 신소재의 개발이 필요하다.
도자기, 유리 등 일상생활에 익숙한 세라믹, 스마트폰, 반도체, 인공지능 등 첨단산업에 필수인 세라믹, 세라믹산업은 반드시 살아나야 한다. 세라믹산업협력단도 세라믹 협력과제의 사업화 촉진을 최우선으로 세라믹 산업계의 건의 사항 등을 종합하는 등 세라믹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겠다.
국내 세라믹 등 신소재 산업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신소재경제신문의 창간 15년을 다시 한번 축하드리며 발전을 거듭하기를 기원한다.
▲반도체 장비 핵심소재인 석영유리(Quartz Glass)의 기술 자립화를 모색하는 기술 교류회를 지난 4월 금오공대에서 개최했다.
출처 ㅣ 신소재 경제 : https://amenews.kr/news/view.php?idx=57980&mcode=m308jo7